농민신문 최종편집일 : 2014-01-24 　김소영 기자

‘농산물 포장’ 안전성 제고·과대포장 규제 극복 이렇게

난좌 재질 바꾸고 정부인증마크 부착을

　명절이면 과일 등 선물세트를 택배 배송하는 게 일반화된 시대다. 농산물 포장상자도 이런 추세에 맞춰 안전성과 고급화를 강조하는 등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칫 과대포장 단속에 걸려 곤욕을 치를 수도 있는 것이 농산물 포장상자다. 안전성은 높이고 과대포장 단속은 피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포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몇년새 농산물 포장상자의 안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과일용 난좌 재질이 변하면서 택배나 운송과정에서 과실이 손상되는 일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검은색 PP(폴리프로필렌) 사용이 정착된 것. 종전에는 흰색 스티로폼으로 두께가 5㎜ 안팎인 압착 PSP(폴리스틸렌페이퍼) 난좌가 주로 쓰였는데 이 압착 PSP는 추위에 약해 설 명절 같은 겨울철엔 쉽게 부서지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4~5년 전 일부 대형마트들이 고급화 전략의 하나로 PP 재질을 도입하면서 유색 난좌 포장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제작 단가가 5㎏들이 선물세트를 기준으로 압착 PSP 난좌(70~80원)에 비해 5배가량 비싸지만 배송상 민원을 크게 줄여 시장 정착이 빨랐다는 설명이다.

　과실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는 난좌 재질 못지않게 난좌 깊이도 중요하다. 깊이를 깊게 할수록 보호 강도가 세지기 때문. 따라서 난좌 제작을 의뢰할 때 난좌 깊이를 과실의 5분의 3 이상은 묻힐 수 있도록 최대한 깊게 성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포장 전문가들의 조언.

　환경부 등 정부로부터 과대포장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포장상자 내 빈 공간비율을 25% 이하로 하고 포장횟수를 2회 이내로 줄여야 한다. 뒤집어 말하면 포장상자 내 농산물이 75% 이상 담겨 있지 않거나 해당 농산물을 3회 이상 거듭해 포장하면 규제 대상이 된다.

　김수일포장개발연구소의 김수일 소장은 “지난해 추석때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1차 신선식품 선물세트의 과대포장 여부를 자체 조사한 결과 과일류보다는 임산물과 특산물이 과대포장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그러나 생산자 입장에서 단속을 피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환경부는 지난해 9월 예외 조항 신설을 통해 1차 신선식품의 표준규격품에 한해서는 이 같은 과대포장 검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포장상자 겉면에 표준규격품이라는 것을 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표준규격품이란 표시는 농가가 자의적으로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관련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아야 부착할 수 있다.

　한편 한진택배·동부택배 등 주요 택배업체들은 27일 택배물량 집하를 마감하고 연휴 전날인 29일까지 배송을 끝낸다는 계획이다.